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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대표적인 거리는 ‘충장로’다. 얼마 전 중국 친구들이 와서 야간 구경을 시켜주었다. 제일고등학교 앞에서 푸짐한 한식을 대접하고, 걸어서 광주학생운동기념탑을 가리키면서 "이곳 광주가 항일운동의 본거지" 라고 말하자 “광주는 위대하다”고 연발을 하였다.

충장로 파출소 앞까지 걸어서 지하상가를 둘러보니 활기차게 보였으며, 상가다운 맛이 났다. 다시 금남로를 구경을 하고 광주우체국으로 가서 그 근방 일대를 구경시켜주니 “광주 야경은 최고다”라고 탄성하였다.

외국인에게 광주의 야경은 충장로가 으뜸인데 야간 관광을 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아름다운 충장로에 광주의 대표 축제인 ‘제9회 충장축제’가 열려 엿새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추억과 아시아’라는 주제로 선을 보인 충장축제는 추억을 테마로 한 역사성과 전통성을 살리면서 국제적인 명품거리축제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고 축제 기간 동안 거리 곳곳에서 각종 공연이 펼쳐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는 폭넓은 거리 예술로 관객들에 재미와 감동을 주었다.

동구의 자매 지역인 중국 광주(廣州) 월수구(越秀區) 왕환청(王煥淸)구청장은 많은 공연단을 데리고 왔으며, 14개국에서 온 외국 공연팀이 거리에서 펼친 공연은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테마로 연출한 90여개팀 8000여명이 참여해 볼거리를 제공하여 충장축제가 광주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고, 국제적인 행사라고 볼 수 있었다.

시민들의 인식에 '광주' 하면 자연스럽게 '충장축제'가 떠오를 만큼 이번 축제를 위해 깔아놓은 멍석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축제가 되었다.첫 선을 보인 추억의 테마거리는 지금까지의 전시관 형태의 실내 공간에서 탈피하여 기존 길거리 공간에 자연스럽게 조성함으로써 이번 축제의 볼거리를 배가시켜 주었다고 볼 수 있다.

광주극장 옆 골목길에 70~80년대 시절의 이발관과 사진관, 의상실, 만화방, 다방, 오락실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아왔던 그 때 그 모습을 사실대로 재현한 「추억의 테마거리」는 장발, 미니스커트 단속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과 체험행사를 펼침으로써 삶의 현장을 느끼게 해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추억의 7080에 어울리는 '추억의 동창회'를 비롯 '추억의 보물찾기 '봉숭아 물들이기', '풍선 사진찍기', '바람개비 만들기', '딱지치기' 등 다양한 추억놀이를 통해 그 시절의 추억과 낭만을 엿볼 수 있는 관람객 체험 프로그램을 대폭 늘린 것도 관중을 끌어 모으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전국 문화예술 공연장으로서 날로 그 가치를 더해가고 있는 충장축제와 광주의 대표적인 무형문화유산인 '광주칠석 고싸움놀이'가 만나 동반 시너지 효과를 높인 것도 이번 충장축제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이다.

문화전당 앞과 금남로 공원 4거리에서 고싸움 보존회, 초․중․고, 대학생, 외국인 등 2,000여명이 참여해 펼친 고싸움놀이는 광주의 문화적 성과물을 함축적으로 보여주었다. 충장로 상가에서는 올해에도 역시 축제기간 상품을 평소보다 할인 판매하는 세일이벤트를 진행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충장축제가 구도심을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2년 연속 우수축제, 4년 연속 국가지정 축제, 모두 충장축제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동구는 이 축제로 인해 지난해 방문객이 전년 대비 20%에서 26%로 증가했고 전체 상가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는 등, 많은 경제효과를 거뒀다고 한다.

광주를 방문한 사람들은 충장로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전남도청의 이전으로 시름을 앓고 있는 동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언가 노력해야 한다. 충장축제 기간 한국인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한몫 한다.

금남로를 경계로 충장로 방향은 활성화 되었지만, 예술의 거리 방향은 너무나 한가하다. 충장축제를 통하여 동구지역을 활성화하는데 노력해야 하며, 축제하는 기간에 중국에서 많은 손님이 찾는 정율성음악제와 함께 열리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姜元求 <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