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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은 본능과 애정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조국의 사랑은 자식으로서의 사랑의 연장이다."

D.D.필드의 말이다.

진정한 애국심은 그 말보다 실천에 있음을 알아야한다. 안창호의 말이다.

한데 우리는 100년전 애국을 보았다. 안중근(安重根)의사 의거 100주년인 2009년 10월 26일 국내외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의거 현장인 중국 흥룡강성 하얼빈시에서는 이날 조선민족예술관 6층대강당에서 ‘백년의 기억’을 주제로 추모행사가 열렸다.

행사에는 한국에서는 국가보훈처와 독립기념관 광복회 국사편잔위원회, 중국에서는 중국사회과학원, 조선민족예술관 및 하얼빈시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가했다. 하얼빈 시에서 열린 기념식에 한국의 정부 및 독립 관련 단체 관계자가 참여하기는 처음이다.

공식행사는 안의사가 100년전 한반도 침략의 원흉 이토히로부미(이등박문)를 향해 하얼빈 역에서 총을 발사한 시간인 오전 9시 30분 불 꺼진 행사장에서 상명된 기록영화에서 총성이 울리면서 시작됐다.

김주현 독립기념관장은 국가보훈처장을 대신한 기념사에서 “조국 광복에서 더 나아가 인류 공영의 대의를 품었던 안 의사의 드높은 기상은 국경을 넘어 중국과 일본 등 세계적으로 추앙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퍄오젠이 중국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중심 주임은 “한중 양국이 기금을 조성해 안 의사의 동북아평화론을 구체화할 사업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기념식 뒤엔 예술관 2층에 국가보훈처 지원으로 제작된 높이 190cm, 무게 158kg의 안중근 동상 제막식도 열렸다.

한편 서울 남산 안중근의사기념관 앞 광장에서는 3년전 당시 정운찬 국무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와 광복회원, 안의사의 손녀 연호씨(72)등 유족 10여명과 시민 등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안중근의사숭모회주최로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는 ‘백년의 애국, 천녀의 번영’을 주제로 기념공연, 기념사, 독립군가 제창, 만세삼창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정총리는 기념사에서 “안의사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민족혼의 표상이며 세계평화를 일깨우는 등불이 되고 있다”며 “(안의사의)동양평화와 인류공영의 정신은 지금도 세계인들에게 훌륭한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데 요즘 10월은 여려면에서 애국심이 발현되는 시즌인듯 하다.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하는 대선을 앞두고,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이로든 자기 입장을 피력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모습이 특히 그렇다.

때는 10월달이다. 10월달엔 국군의 날과 개천절과 한글날 온갖 매체가 차례차례 애국하는 마음을 표했다. 10월 초 시청광장에서 열린 싸이의 공연에서도 우리들은 애국심을 표출했고, 또 야구장에서도 표출했고 목격했다. 애국심은 바야흐로 시즌을 맞은 듯한 나날들이다.

상무지구 시민공원에서 시 주체로 초·중·고생의 글 짓기 날이다. 한 중학생이 내게 질문을 해 왔다. “작가가 꿈인 학생인데, 한글 날에도 참가하고, 오늘 나눔 배품의 시제에도 참가하는데, 저 같은 사람은 한글에 대한 애정 나눔 배품에 대한 애정이 반드시 유별나야 하나요. 저는 그렇지 않아서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들어요. 글쓰는 사람은 한글에 대한 애정 나눔에 대한 애정이 깊어야 할까요?” 이 질문을 받았을 때, 그의 고민이 소중하고 반가왔다. 고민하는 태도가 반가왔기 때문이다.

회의하는 자는 반성과 비판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수정하려는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애국자 안중근 의사처럼 세상을 바꾸려는 에너지는 우리가 익숙하게 믿어온 것들을 다르게 보는 시선에서 출발된다. 그래서 8만명의 관객이 물려든 싸이의 공연에서 우리는 애국자의 모습을 발견했다.

때문에 월드컵 때 축구에 반감을 표하는 것은 금기에 가까웠다. 지금, 싸이에 대해서도 반감을 표한다는 것은 반 애국자 취급을 받기가 십상이다. 하물며 안의사에 대해, 한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회의하기를 대외적으로 한다면? 내게 질문을 건넨 중학생에게 이 글로 나는 답을 하고 싶다.

그리고 말해 두고 싶다. 과도한 자부심으로 나라 사랑을 과시하는 사람보다 안의사처럼 먼 훗날에도 생각나는 애국을 꿈꾸며 살자고.

고운석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