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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새롭게 광주시 동구(東區)를 이끌 구청장이 선출 되었다. 오랫동안 광주의 대명사로, 호남정치의 1번지로 불리우며 그 위세를 과시하여왔던 동구는 신개발지구의 등장과 전남도청의 이전 등 여러 내외적 조건의 변화 속에서 이른바 ‘구 도심권의 몰락’이라고 불리울 만큼 침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새로운 사령탑에 노희용 후보자가 앉게 된 것이다. 노희용 청장은 스스로 강조한 것처럼 첫 공직을 동구에서 시작한 사람이다. 사랑도 첫 사랑이 가장 절실하듯이 공직자에게 첫 근무지는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 법이다. 이제 공직자로서 첫발을 뗏던 동구의 수장(首長)으로 취임한 노희용 청장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그가 짊어져야 할 과제와 임무는 너무나 버거워만 보인다.

우선, 몇 차례의 선거를 치루면서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통합해 내는 문제가 있다. 인구 11만의 조그마한 지역공동체 동구가 침체를 벗고 새로운 부흥을 위해서는 지역민이 하나가 되는 화합(和合)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뚜렷한 생산기반이 없는 동구의 현실에서 장기적 발전 방향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결단하고, 그 방향에 모든 구정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노희용 청장은 문화행정 전문가로 알려진 사람이다. 광주의 미래가 달려 있는 아시아문화전당 건립과 동구가 보다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문광부 및 광주시와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문화전당을 운영하는 인력을 양성하는데 지역대학과의 협력체제가 구축되었으면 좋겠다.

셋째, 동구의 가장 큰 문제는 심각한 인구유출이라고 할 수 있다. 무등산을 뒤로 하고 있는 천혜의 조건 속에서도 인구 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근본 문제점을 해결할 때에만 동구의 발전이 담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출산율을 높이는 방안과 함께 인구 유출을 막는데에도 진력해 주기 바란다.

넷째, 그동안 광주의 교육을 책임져 온 동구의 위상을 회복하는데 진력했으면 한다. 서울의 강남이 교육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것처럼, 우리 동구도 교육으로 부흥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지원했으면 하며 장학기금 또한 크게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동구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특구 지정과 교육문제를 연계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러한 과제들이 차질 없이 달성되기 위해서는 구청장과 주민들 간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 위에 군림하는 리더십이 아닌, 주민들을 받들고 섬기는 구청장의 모습에서 진정한 목민관(牧民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때만이 “주민들은 즐거워하고, 타 지역 사람들은 찾아오는(近者悅, 遠者來)” 동구, 즉 민주․인권․평화가 살아 숨 쉬는 대동사회 동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오수열<조선대 정치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