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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일요일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보러 가는 길에 혁신도시 옆을 지나가게 된다. 도로가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우선 길을 따라 들어가면 여러 곳에서 공사가 한창인 것을 볼 수 있다. 거대한 배 모양의 건물이 눈에 들어오는데, 올 3월 개청하는 우정사업정보센터다.

2년 전 착공한 우정사업정보센터는 현재 외부 공사와 내부 마감공사를 모두 끝내고 주변 조경공사가 한창이다. 다음 달까지 시험가동을 한 뒤 통신장비 등이 들어오면 개청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난다고 한다.1 2007년 11월 기공식을 하고 첫 삽을 뜬 지 어느덧 6년.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빛가람’은 허허벌판이던 곳 도로 등 기반공사가 거의 끝나 신도시 건설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전 대상 15개 기관 중 처음으로 우정사업정보센터가 문을 열면 빛가람은 본격적인 나주시대를 연다. 우편과 금융, 전파업무 등 최상의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는 우정사업정보센터에는 816명의 직원이 근무하게 된다. 올 하반기에는 2개 기관이 추가로 입주한다. 지난해 4월 착공한 농수산식품연수원의 현재 공정은 30%로 9월 완공할 예정이다.

나머지 기관의 이전 작업도 순조롭다. 이전 기관들이 속속 청사 신축에 들어가면서 2014년 상반기에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전파진흥원, 문화예술위원회 등 5개 기관이 나주로 옮겨올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혁신도시 최대 기관인 한전과 농어촌공사 등 8개 기관이 입주한다. 한전 신청사는 지하 2층, 지상 31층 규모다.

총사업비 2880억 원이 투입된다. 한전의 국내 243개 IT사업장 정보시스템이 통합된 ‘나주통합IT센터’도 함께 들어선다. 청사가 완공되면 한전 임직원 19,000여 명 중 1400명이 나주 본사로 옮긴다. 혁신도시는 이전 기관과 공동주택에 태양열 태양광 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를 도입하는 저탄소 녹색도시다.

원형지로 보존되는 배메산을 중심으로 50만m² 규모의 호수공원과 녹지벨트를 조성해 도시 녹지율이 35%인 명품도시로 꾸민다. 도시 미관을 고려해 상·하수도, 전기, 통신 등을 지중화하고 빗물을 조경, 청소용수 등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빗물저장시설을 설치해 자연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친환경 자족형 도시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가운데 진척이 가장 빠르며, 조경 및 가로등 시설 공사를 올해 말까지 마치는 등 각 기관의 이전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나주시에 따르면 국토해양부가 지난 21일 상업·업무용지내에 오피스텔 건립을 허용했다.

이번 변경 승인으로 준주거 공간인 오피스텔 건립이 가능해져 이전 공공기관 미혼 직원들과 가족동반 이전이 당장 어려운 나홀로 세대의 주거 공간 확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기관 직원들이 당분간 나홀로 내려올 계획이 많으며, 이들을 당분간 흡수하기 위해서는 완충지대 역 할을 한 준주거 공간인 오피스텔 건립이 시급했는데 국토부가 이를 승인해 줘 혁신도시 연착륙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의 혁신도시 중에 가장 규모가 클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주는 국제적인 깨끗한 도시가 될 것이다. 국내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혁신도시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들을 유치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호텔이 필요하다.

우리보다 잘 살지 못한 동남아나 중국의 경우도 새로운 도시를 만들 때는 호텔이 먼저 들어선다. 특급호텔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1급 호텔, 최소한 200여 객실은 있어야 광주에 온 사람도 그곳에서 숙박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도시를 건설할 때는 학교가 필요하듯이 호텔 부지를 미리 선정해 주는 것이 원칙이다.

혁신도시까지 왔다가 방문객들이 제대로 잘 곳이 없었으면 타 지역에서 숙박하는 신세가 되었다. 외국인이 하룻밤을 묵게 되면 숙박비 이외에 1인당 100달러 정도 사용한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의 70%가 한자문화권(漢字文化圈)에서 오고 있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도로 표지판(標識板)에 한자병기가 있어야 한다. 중국에서 사용하는 간체자(簡體字)가 아닌 정자로 써야 한다. 이러한 점을 면밀히 염두에 둔 것도 좋을 것이다.

姜元求 <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