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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있어서 과거란 큰 의미가 없다고 과거의 힘찬 유산이 現在에서 현저하게 성숙하고 계속되지 못하는 한 현재란 것은 또한 미끄러져 사라지는 시간일 뿐이다.

현재에서 더 나은 역사의 조성을 바랄 수 있다면 그것은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진지한 건설 노력에서 일 것이다. 따라서 역사의 의의는 과거나 현재보다도 오히려 미래관계에서 발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교육자의 사회적 위치와 사명을 생각한다.

한 지점에서 자녀를 양육하는 어머니의 일생이 그 가정의 미래관계에서 평가됨과 같을 정도로 사회에서 후배양성에 평생을 바치는 교육자의 위치도 평가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더 훌륭한 역사를 미래에서 기대하려면 지금의 교육자를 우대해야 할 것이다.

우선 교육자에게 자기의 교육이념을 실현시킬 자유를 충분히 허용함에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교육에 대해 교육자의 자유를 충분히 존중해줘야 한다.

교육은 기구나 기교, 사명으로만 다 되는 것은 아니다. 그 본질은 인격 대 인격이나 정과 사랑, 지혜와 지식의 전승의 교류 그리고 인격의 발생·성장에서 참모습을 발휘하게 된다. 한 마디로 말해서 교육은 학생과 교사와의 인격체의 만남이다. 그러므로 교육의 가치는 자유와 자기 결단에 의한 자발적 행위 및 창의의 생성에서만 생명적으로 발견될 수 있다.

또한 교육자에게는 인재 양성의 기회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소인(小人)을 유재(有財) 재물을 남기는 사람이라 하고 중인(中人)을 有名 즉 이름을 남기는 사람이라고 칭한다. 아울러 大人을 有人 즉 사람을 심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끝으로 聖人을 有魂 혼을 남기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육기관은 국가 공무원이라는 규격품 다종 생산공이 아니다. 각양각색의 특성을 소질대로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을 인재육성하는 학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을 받고자 원하는 사람을 다 받아 교육을 시키고 싶은 것이 진정한 교육자의 심정일 것이다. 교육을 받은 사람의 수가 많으면 많은 만큼 사회가 그와 비례해서 높아지고 밝아진다는 것도 사실이다.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 직업이 없이 고등교육자 롬펜(room-pen)이 된다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본다.

대학 졸업을 하나의 재산, 명예, 자격증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좀 더 창의력과 성실성을 지닌 사람, 직업에 귀천이 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봉사할 각오만 굳게 가진다면 그들은 어디서나 틀림없이 대학 졸업자로서 존경을 받을 것이며 보람 있는 봉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자의 위신과 지위를 높이 대접해야 한다. 생활보장도 국영기업체 시민에게 허용된 정도의 것은 보장해주여야 하겠지만 그를 위로하고 존경하며 스승으로 대접하는 마음의 태도가 더 요청되는 것이다.

교육자는 성 밖에 서서 후배들로 하여금 자기 어깨를 밟고 그 성을 넘어가게 하고 최후의 한 사람까지 그러한 다음에 자기는 성 밖에 혼자 우두커니 남는 것과 같다고들 한다. 자랑스러움도 있겠지만 고독함과 외로움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어깨를 밟고 성을 갈 수 있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홀로 우두커니 성 밖에 나은 사람을 위로하고 높이고 존경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후배가 아무리 뛰어나게 높아졌다 할지라도 그렇게 되기까지는 자기에게 어깨를 밟게 한 스승을 멸시하거나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교육자들은 다음세대가 국가에 유용한 인물이기를 원한다. 나아가 세계적으로 유용한 인물이기를 더욱 원하고 있다. 간혹 실제에 간원(?遠)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땅의 사람이라기보다는 땅이 하늘로 연소점을 노리는 인간이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자의 노후의 사명이 계속되고 퇴직을 한 후에야 참 지혜를 얻는다.

이정재 <광주교육대학교 前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