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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학생들의 여름방학이 지났다. 여름방학이면 자연과 벗삼아 지내며 몸도 마음도 자라나는 시기가 되어야 하지만 오히려 방학이 되면 더 바쁜 것이 요즘 아이들의 실정이다.

방학을 맞이한 초등학교 4학년인 김호진군(11세, 가명)은 밥먹는 시간과 영어학원가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방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 또래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게임을 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기 때문이다.

외고입시를 준비하는 중학교 3학년인 김군의 형도 컴퓨터 앞에 앉아 방에서 두문불출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여름방학 동안 인터넷 강의를 통해 막바지 입시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요즘 아이들에게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가정용 PC의 보급율은 1만 3000대가 넘어 한 가정에 한 대정도의 컴퓨터가 있는 샘이다. 아이들은 컴퓨터를 활용해 인터넷 강의를 듣고 정보를 검색하는 등 유용하게 사용하기도 하지만 폭력적인 온라인 게임에 빠지거나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함으로서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를 유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국의 의학협회에 기고된 한 연구서에 따르면 6세부터 12세 아동 1,142명을 조사한 결과, 과도하게 게임을 즐기는 어린이 중 20%가 근육 경련, 어깨 결림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고 보고하고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부위는 아마 손목과 손가락일 것이다. 특히 온라인 게임이라도 하게 되면 쉴 새 없이 마우스를 클릭하고 키보드를 두드리게 된다. 이러한 동작이 장기간 반복될 경우에는 흔히 알고 있는 ‘손목터널증후군’을 유발하게 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반복되는 손목 사용으로 인해 손목 인대가 두꺼워져 손목 터널 안의 압력을 높여 손목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마우스를 장시간 사용하여 생긴 손목통증을 이르는 뜻으로 ‘마우스엘보’라고도 불리우며 의학적인 명칭은 ‘수근관증후군’이다.

화순중앙병원 정형외과 김성윤 부원장은 “이 증상은 예전에 가전기기의 발달이 드물었던 시절 어머님들이 직접 많은 빨래며 집안 살림 등을 하다 생긴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는 학생들이나 직장인들에게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질환이 되었다”고 말한다.

증상은 손목의 통증과 함께 손가락의 저림이 유발되고 심할 경우 손이 붓고 물건을 잘 잡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손목터널증후군과 함께 컴퓨터 사용자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는 ‘거북목 증후군’이다. 눈높이와 맞지 않는 모니터를 바라보느라 목과 어깨가 거북이처럼 앞으로 구부러진 증상이다.

김성윤 부원장은 “이러한 자세가 장시간 지속될 경우 목과 어깨에 만성적인 통증이 유발되고 목 디스크로 발전할 소지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장시간 의자에 앉아있을 경우는 서있거나 누워있을 때 보다 4배 이상 척추에 압력이 가해지게 되며, 의자에 걸터앉거나 다리를 꼬고 앉을 경우는 잘못된 자세에 의한 척추, 골반 변형으로 나중에 허리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며 컴퓨터 사용시 바른 자세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아이들의 척추관절건강을 위해서 컴퓨터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현실적으로가정에서 아이들의 컴퓨터 사용을 막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척추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바른 자세를 지도하고 컴퓨터 사용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통하여 자녀들의 척추건강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컴퓨터 모니터는 고개가 지나치게 들리거나 숙여지지 않도록 적당한 눈높이를 맞춰 주는 것이 좋다. 자판은 손목과 손바닥이 수평을 이루도록 하며 마우스는 위치를 자주 바꿔 주어야 손목에 무리가 덜 가게 된다. 한 시간에 10분 정도는 손목을 휴식하고 마사지를 해주고 목, 어깨 근육도 휴식시간을 이용해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자는 높이가 너무 낮을 경우에는 팔꿈치 굴곡이 심해지고 자판 사용시 손목이 꺾이게 된다. 반면 의자가 높을 경우에는 의자 앞쪽에 걸터앉게 되 허리에 압력이 가해지게 된다. 따라서 적당한 의자높이를 맞추고 의자 깊숙이 엉덩이를 밀어 넣어 등을 곧게 펴서 등받이에 기대는 자세가 바람직하고 다리는 발바닥이 자연스럽게 땅에 닫는 정도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