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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단군을 우리의 국조(國祖)로 받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에 가면 염황(炎黃)의 후손이라고 써 있다. 염황이란 염제(炎帝)와 황제(黃帝)를 가리킨다.

염제는 염제 신농씨(神農氏)로 성은 강(姜)씨이며, 중국 최초의 성이기도 하다. 황제는 황제 헌원씨(軒轅氏)로 성은 희(姬)씨이며, 그 뒤로 요(姚), 사(姒), 규(嬀)등 …… 성이 백 개에 이르러 백성(百姓)이라 부르게 되었다.

중국인들은 역대로 조상을 숭배해 왔는데, 염황은 공동 조상이기 때문에 염제릉과 황제릉을 보수하고 매년 융숭한 제사를 지내고 있다. 염제릉은 호남성에 있으며, 황제릉은 섬서성에 있다.

중국 사람들이 자기 나라를 자랑스럽게 일컫는 말로 화려함을 나타내는 화(華)와 대국이라는 하(夏)를 사용하는 화하(華夏)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의 한 가운데의 문화가 찬란히 빛나는 나라라는 뜻인 중화(中華)를, 동서남북으로는 중국보다 못하다는 이민족으로 동쪽은 동이(東夷), 서쪽은 서융(西戎), 남쪽은 남만(南蠻), 북쪽은 북적(北狄)이라 불렀다.

한자의 글자를 보면 동이족은 중국의 동부지역이다. 이(夷)자를 보면 키 큰 사람이 활을 차고 있는 모습이다. 고구려시대 활 잘 쏘는 사람을 주몽이라 한다. .

하왕조를 대체한 은나라 사람들이 동이족(東夷族)의 한 갈레다. 원래는 지금 하북성의 동북부와 동북지역의 서남부에 거주하고 있었다. 은인(殷人)의 시조는 계거번(契居蕃)이고, 후에 점차 발해 연안지역으로 발전해 가다가 남하하여 산동반도와 중원지구로 들어왔던 것이다.

중국의 중화사상은 중국인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의 한 중요한 축이었다. 고대에서 중세까지 이민족은 약탈자였다. 그들은 대개 중국의 변경에 수시로 침입해 약탈을 일삼았고, 어쩌다 중심부까지 침략해오는 일이 있어도 ‘천하를 빼앗아 다스릴 생각’은 하지 않고 재화를 약탈해 갔을 뿐이다.

그런데 일부 이민족은 들어와 정복자가 되기도 했다. 중국의 중심부에 중국식 왕국을 세우고 천하를 다스리는 일이 거듭 일어난 것이다. 요나라를 비롯해 금나라․원나라․청나라가 그런 예다.

이른바 정복왕조들은 처음부터 천하를 다스릴 욕심으로 중국을 침략하지는 않는 것이 보통이었다. 물론 몽고제국의 원나라는 예외다. 대개는 약탈이나 교역을 통해 중국의 재화를 가져갈 생각으로 국지적 분쟁을 일으켰다가 중국 내부의 사정변화에 따라 왕조를 세우게 된다.

남방과 북방 사람의 차이

임어당(林語堂) 선생은 󰡐남방과 북방󰡑이란 잡문에서 ‘북방 사람들은 중국에서 전쟁과 모험을 묘사하기 좋아하는 소설가들을 위해 많은 소재를 제공한 사람들이고, 남방 사람들은 노련한 상인과 뛰어난 문학가들이지만 전쟁터에서는 주먹이 머리 위에 떨어지기도 전에 살려달라고 빌 준비부터 하고 있는 겁쟁이들이다’라고 유머러스하게 묘사했다.

중국 역사를 살펴보면 지난날 무력으로 정권을 탈취하고 새로운 왕조를 세운 제왕들 중에 양자강 이남의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쌀밥을 먹는 남방 사람은 천자의 자리에 오를 수 없고, 면을 먹는 북방 사람만이 천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말까지 생겨났다.

반면 해외 거상 중에는 남방 사람이 절대적 우세를 차지하고 있다. 오늘의 중국 갑부의 절대 다수가 남방 사람들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북방 사람들은 정치와 군사에, 남방 사람들은 상업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많았는데 이러한 현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북방 사람들이 돈벌이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경제가 토대인 만큼 돈은 남방 사람들에게나 북방 사람들에게나 상당한 흡인력을 갖고 있다. 북방 사람들도 돈벌이를 위해 매일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 방식에는 남과 북이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어찌 보면 남방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행위의 결과에, 북방 사람들은 행위의 과정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는 것 같다. 남방 문화나 북방 문화도 동일한 중국 문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따라 문화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 속에 화교(華僑)가 없는 곳은 없다.

‘바닷물 닿는 곳에 화교가 있다’라는 말은 세계 구석구석에 화교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시그레이브는 ‘보이지 않는 제국, 화교’라는 저서에서 화교를 ‘어느 한 국가에 속하지 않는 세계적 규모의 세력’이라고 했다.

외국에 살고 있는 중국인의 후손을 화교라 부른다. 그러나 엄격히 말해 화교는 중국 국적을 갖고 있는 사람이며, 외국 국적을 갖고 있는 후손을 화인(華人)이라 부른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중국인의 후손들을 가리켜 화교라 부르는데, 전 세계에 9천만 명이나 되며, 중국이 개혁 개방하면서 가장 많은 덕을 본 것이 화교자본이다.

화교들이 아시아 각지로 이주해 간 것은 대체로 남송(南宋) 시대인 12세기부터로 잡는다. 장사를 하기 위해 해외로 나간 경우도 있고, 흉년이 들어 먹고살기 어려워지자 생존을 위해 나간 경우도 있다.

화교의 해외 진출에서 큰 전환점을 이룬 계기 중 하나는 명대(明代) 초에 시행된 해금(海禁) 정책이다. 명 조정은 허락 없이 바다로 나간 자들을 사형에 처할 정도로 민간인의 해외 진출을 강력하게 억압하려 했다.

그러나 정부 정책이 그렇다고 해도 몰래 해외로 빠져나간 사람들은 계속해서 일본, 필리핀, 인도네이시아, 말레이시아 등지에 거류지를 형성했다. 그렇지만 모국과의 관계가 끊어지고 나니 늘 불안정하고 위험한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예컨대 마닐라에서는 16-17세기에 약 2만-3만 명의 화교들이 집단학살을 당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이런 상태에서 그들은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친족들간의 상호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이용해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화교들은 중국인으로서의 혈연적,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사회에 동화되어 갔다. 역사적으로 모국의 보호를 받지 못했던 까닭에 더더욱 그들은 받아들인 사회 속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하여 세계화시대 가장 유리한 조직으로 자라나게 되었다.

한국 화교의 역사는 1882년 임오군란 때 한국에 파견된 군대를 따라온 40여명의 상인들이 한국 화교의 시작이다. 같은 해 청나라와 통상조약을 맺어 화교 유입의 길이 터지자 주로 산동성 연대 출신들이 서해를 건너왔다.

구한말 때 서울과 인천에 약 300명정도의 화교가 있었는데 상업을 천시했던 당시 우리나라의 풍조에 힘입어 급속도로 주변상권을 장악했다. 1923년에는 6천명에 이르렀으며, 1970년대는 12만 명에 이르기까지 번성하던 화교사회는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대부분 대만 국적을 가진 화교들은 1992년 한중수교를 위해 대만과 단교 후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청천백일기(靑天白日旗)가 내려졌다. 화교학생들은 이곳에서 태어나 한국말을 잘하고 한국의 정치나 문화 역사 등을 공부하는데, 대만에 있는 일반고등학교와 똑 같은 교과과정을 이수한다.

한국 화교에도 최근 변화가 일고 있다. 주역은 20～30대의 젊은층, 이들은 중국대륙을 겨냥한 무역이나 여행업에 주력하고 있다. 또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 한국대학을 지원하는 학생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고, 한국 국적을 많이 취득하고 있다.

이제 신화교들이 몰려오고 있다. 글로벌 마인드와 신지식으로 무장한 신화교는 오랜 시간 한국 땅에서 규제와 차별에 억눌려온 노화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노화교는 중국음식점 경영이나 통역가이드, 한의사 등 제한적인 직업을 가진 한국 사회의 잊혀진 소수였다.

/강원구 <행정학박사. 한중문화교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