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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15조 원 달하는 등 음주의 폐해가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가 알콜 중독 치료와 재활, 예방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공공장소 음주 청정지역 선정' '알코올 중독자 치료·재활 강화' '청소년 대상 예방프로그램 운영' 등의 내용을 담은 국가 알코올 종합계획인 '파랑새 플랜 2010'을 29일 발표했다.

◆전체 국민 6.8% 알코올 문제-음주 교통사고·범죄 등 심각한 수준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01년 현재 우리나라 18∼64세 인구 중 알코올 사용에 문제가 있는 인구는 221만 명으로 인구의 6.8%에 달했다.

또 급격한 사회환경적 변화로 인해 청소년 및 여성의 음주율이 급증하고 있으며 20세이상 성인 3명 중 1명이(33.3%)이 고도위험 음주자로 적극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음주폐해로 인한 조기사망, 의료비 지출, 생산성 감소, 사고 피해 등 사회경제적 손실비용은 국내총생산(GDP)의 2.86%로 연간 14조 9,352억 원에 달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 뿐만 아니다. 전체 교통사고 가운데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1990년 379명에서 95년 690명, 2000년 1,217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2001년과 2002년 각각 1,004명, 907명으로 줄었지만 2003년에는 다시 1,113명으로 늘어 전체 사망자의 15.4%를 차지했다.

복지부는 '알코올 문제 없는 건강한 국민, 행복한 가정'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국가알코올 종합계획인 '파랑새 플랜'을 추진키로 했다.

음주상태에서의 범죄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001년 범죄별 현행범의 음주자 비율은 살인, 폭력,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와 교통사고 특례범을 합친 총인원의 43.5%에 달했다.

지난해 여성가족부 조사에 의하면 술을 많이 하는 남편(22.4%)은 전혀 마시지 않는 남편(8.2%)보다 약 3배 이상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파랑새 플랜 2010-국립공원·경기장 등 ‘금주’

계획에 따르면 현재 26곳인 알코올 상담센터를 2010년까지 96곳으로 확대 설치해 재활훈련과 상담·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알코올 중독자들의 직업재활훈련과 자립을 돕기 위한 사회복귀시설은 현재 2개 소에서 18개 소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알코올 중독환자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와 재활을 위해 내년부터 국립정신병원에 알코올중독 전문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립대학병원 등 국·공립의료기관을 광역전문치료기관으로 지정·지원해 지역 알코올 전문치료체계를 단계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내년부터 알코올 중독 조기발견을 위해 16세(고1) 정신건강검진 사업을 실시하고 보건소, 정신보건센터, 알코올 상담센터 등 정신보건기관과 학교를 연계해 방과후 예방프로그램 등을 보급키로 했다.

아울러 지자체별 경찰청, 식약청, 시민단체 등과 불법 주류판매 합동감시단을 구성, 청소년에게 술을 파는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는 한편, 주류판매자 중 청소년보호 자율참여업소를 '클린판매점'으로 선정해 자정노력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는 특히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를 제한한다는 계획이다.

국·공립공원과 야구장 등 종합경기장, 각종 놀이시설 등을 '음주 청정지역'으로 선정하고 이 지역에서는 음주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 건전한 음주문화 정착을 위해 시민·전문가 단체 등과 함께 음주문화바꾸기 공동체인 '파랑새포럼'을 구성, 대국민캠페인에 나설 계획이다.

복지부 정신보건팀 이원희 팀장은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보다 더 술에 대해 관대한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며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술로 인한 사회·경제적 폐해는 물론,알코올 중독자와 그 가족들은 절망적인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또 "음주문화를 바꾸고 알코올 중독 치료 강화 등을 통해 알코올 문제에서 탈출해 '희망'을 찾자는 의미에서 '파랑새 플랜'으로 확정했다"며 "이번 대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술 권하는 문화를 바꾸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