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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인정한 진폐증 환자의 사례

A씨는 1980년 6월부터 약 11여년 간 탄광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으며, A씨는 탄광 근무 2년이 지난 1982년 7월 진폐(허파에 먼지가 쌓이는 증상)로 장해등급 11급을 판정받았다.

이후 13년이 지난 1995년 1월에는 장해등급이 7급으로, 2007년 8월에는 다시 5급으로 상향됐다. 이후 2013년 5월 28일 3급으로 상향된 후 2019년 12월 결국 진폐증으로 사망했다.

B씨는 1988년 11월부터 1991년 7월까지 3년간 탄광에서 광부로 일했다. B씨는 1990년 7월 진폐 장해 11등급 판정을 받았고, 2006년 10월 9급으로 변경됐다. 결국 진폐증으로 2017년 사망했다.

이렇게 A씨와 B씨의 유족들은 한국광해관리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으며, 최초 진단 받은 낮은 장해 등급으로 인해 재해위로금 등을 적절하게 보상받지 못했으니 국가가 보상하라는 취지였다.

법원은 이들의 사망원인이 탄광 근무로 인한 것이고, 근무 과정에서 장해등급이 상향 됐다면 변경된 장해등급에 따라 재해위로금을 지급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단 장해등급 상향 과정에서 이미 지급된 보상금이 있을 경우에만 중복 지급 분을 제외하고 지급토록 했다.

서울행정법원 제11부(강우찬 부장판사)는 진폐증으로 사망한 A씨와 B씨의 유족들이 한국광해관리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재해위로금 지급 청구소송에서 "공단은 A씨 유족들에게 약 2억1000여만원을, B씨 유족들에게 2억2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업무상 재해로 신체장해를 입은 사람이 그 당시 판정된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를 청구하지 않고 있다가 향후 장해등급이 악화된 뒤 장해보상일시금을 청구했다면 상향된 장해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변경된 장해등급에 따라 장해보상 일시금을 청구한 경우 중복지급의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변경된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일시금 지급일수에 따라 장해보상일시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광산에서 진폐로 인한 업무상 재해를 입은 사람이 기존 장해등급에 따른 재해위로금을 청구하지 않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가 장해상태가 악화돼 장해등급이 변경된 후 비로소 변경된 장해등급에 따라 재해위로금을 청구한 경우에는 종전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를 공제하지 않고 변경된 장해등급에 따라 산정된 장해보상일시금으로 재해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부 근무로 인해 가장 심화된 장해등급에 맞춰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이 맞 다고 본 것이다.

A씨의 사례에서 재판부는 장해보상일시금 상당 재해위로금은 A씨의 장해등급 확정일인 2013년 5월을 기준으로, A씨 유족이 받게될 유족보상일시금 상당 재해위로금은 사망일인 2019년 12월을 기준으로 지급법위를 산정토록 했다.

재판부는 "A씨는 기준일 전에 기존 장해등급에 따른 재해위로금을 지급받은 적이 없으므로 종전 장해등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일시금의 지급일수를 공제하지 않고 장해등급 제3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일시금을 산정해야 한다"며 "다만 A씨의 유족이 장해보상일시금 상당 재해위로금 지급청구권 발생일 이후인 2018년 2월 장해보상일시금 상당 재해위로금 3000여만원을 지급받은 것을 인정하기에 이에 대한 청구원은 변제로 소멸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A씨 당사자가 받아야 할 장해보상일시금과 유족보상일시금을 합한 금액 중 이미 지급된 3000여만원을 제외하고 나머지에 해당하는 2억1000여만원을 보상하라고 판단했다.

◆타지역 연탄공장과 연탄 야적장의 간접피해 사례는 ?

타지역 경우를 살펴보면, 정순례(가명ㆍ83)씨를 비롯해 대구 안심동 진폐증 피해자 13명이 연탄업체 4곳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건 2016년 1월. 정부에서 인정된 피해자만 168명인데, 고작 13명이 소송을 냈다는 점에서 소송의 어려움을 엿볼 수 있다.

소송이 길어지면서 원고 중 3명이 세상을 떠났고, 중도 포기자도 나와서 단 6명(유족 3명)만이 남았다. 약 5년 만에 지난 1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은 연탄업체들에 주민들에게 각 666만~3,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현재 업체들의 항소로 배상금은 받지 못한 상황이라 대다수 70~80대인 고령 피해자들이 생전 배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나마 소송이라도 낼 수 있어서 다행일까. 인천 사월마을, 청주 북이면 등의 주민들은 심각한 피해에도 정부가 질병과의 상관 관계를 인정하지 않아 소송도 낼 수 없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경우, 정부의 건강피해 기준에 부합하면 소송 없이 구제급여를 받을 수 있고,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도 정부가 자체 출연금과 기업분담금으로 '특별구제계정'을 조성해 지원하도록 개입했던 것과 비교된다.

◆화순군의 진폐 피해 환자의 대책은 ?

지금까지는 타 지역의 진폐 사례를 비춘 경우를 소개 했다. 그렇다면 화순의 경우는 어떠한가.

화순은 일제강점기부터 화순군 구암면, 이양면 등 많은 곳의 탄광이 있었으나 지금은 화순광업소 소속 탄광만이 존재 한다.

물론 화순 광업소 근로자들만이 장애 등급과 함께 정부로부터 진폐 환자의 피해 판정을 받았으나 간접적인 피해자에 대한 사례를 들여다 보면, 탄광 근로자가 아닌 연탄공장의 근로자 또는 탄광에서 생산된 연탄 야적장 부근의 주민이 진폐증 환자는 어떠한가?

이에 대해서 화순군 윤영민 부의장은 “화순은 아직 연탄공장이나 연탄 야적장으로 인한 피해사례를 주민들이 제기하지 않아 사실상 탄광 근로자가 아닌 간접피해에 대한 소송등의 사례를 볼 수 없다” 며 “앞으로 화순군의 연탄공장은 물론 연탄(석탄)야적장 인근 주민들의 간접 피해로 인한 진폐증에 대해서 연구 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 하고 있다.

따라서 연탄공장은 물론 이지만 전 이양탄광 등 탄광의 야적장과 연관된 진폐증 피해자에 대한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피해 사례가 모아지면 화순군 차원의 대 정부 피해배상을 조직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재승[파인뉴스 대표.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