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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3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목적과 원칙은 지지하지만 한반도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정식 가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도 중요하지만 남북 대치 상황에서 자칫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한 채 북핵 위기를 관리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주지하다시피 남북은 ‘전쟁을 얼마동안 멈추는’ 휴전 상태에 머물러 있다. 한반도 주변 수역에서 북한 화물에 대한 검색에 이어 압류까지 시도한다면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지 않다.

특히 PSI 정식 가입국이라도 개별 활동에 대한 재량권이 인정되는 만큼 우리의 ‘특수한 지위’ 선언은 PSI 운용 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안보리 결의 이행은 PSI 참여 확대가 아니더라도 남북해운합의서와 관세법 등 국내법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만약 남북해운항로를 지나는 북한 선박이 대량살상무기를 적재했다면 남북해운합의서에 따라 검색과 퇴거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국내 항구를 출입하는 국내 선박은 관세법에 의해 세관이 검색할 수 있다.

남북해운합의서는 ‘압류’보다 낮은 퇴거, 즉 우리 관할해역 밖으로 나가게 돌려보내는 조치까지만 명시하고 있어 그만큼 물리적 충돌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안보리 결의가 압류 조치까지 포함한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으나, 이는 지나치게 앞서간 강경 해석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미국 측이 우리 정부의 PSI 참여 확대를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적어도 미 당국자들은 우리 정부와의 접촉에서 우리의 입장과 판단을 존중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19일 방한해 “한국 정부에 무엇을 요구하기 위해 오지 않았다”며 “긴장이 확산되거나 심화되는 방향이라면 안보리 결의 집행이 잘못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7일 방한한 로버트 조지프 미 군축담당 차관 역시 안보리 결의 중 화물검색과 관련 남북해운합의서를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으며, ‘우리 판단에 따라 PSI 참여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우리 측 입장을 존중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