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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허브이다. 허브의 풍미는 봄날 아침이나 정원의 싱그러움을 미각에 가져다준다. ” 허브는 줄기나 잎, 꽂봉오리 등 향기가 있는 식물의 총칭으로 어원은 라틴어의 푸른풀( HERB). 요리의 풍미를 더하는 향신료로 또는 건강증진제로서 첨가된다. 허브는 자연의 선물로 서양음식에서 뺄 수 없는 식품이다. 인체에 유익하고 향기가 나는 풀로 약용, 식용, 향료 등으로 이용된다.

중세시대에는 양념과 허브가 신분의 상징으로 후추, 정향, 계피 등의 과다한 양념사용은 맛을 좋게 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단지 음식의 품위를 높이기 위하여 사용되었다. 유혹적인 향기와 도취시키는 맛의 순간적인 탐닉을 통해 사람들은 더 나은 세계에 있는 것처럼 느꼈던 것이다.

허부의 순수한 성질은 끓이는 음식보다 날 것일 때 생생한 색조와 향기가 살아있어 음식에 맛과 향을 불어 넣는 재료이다. 우리 전통의 야채인 마늘이나 쑥, 박하, 생강, 고추, 산초 등도 허브라고 할 수 있다.

산초 열매가 몸에 여러 가지로 이롭다고 알려지면서 가을만 되면 산초나무가 마구 채취되는 수난을 당하고 있다. 대개 자잘한 검은 씨앗으로 기름을 짜서 밥에 비벼먹는 가하면 향신료로서 식용유로 삼고, 매운맛 성분과 짙은 향이 매력을 끈다.

원래 허브는 요리의 풍미를 더하는데 이용하는 것이므로 한 번에 많은 양을 넣어 요리의 맛을 손상시킨다. 대신 그만큼 요리에 이용하는 횟수를 늘리는 것이 좋다.

산초나무의 잎은 방향성 조미료로서 생선회의 비린내를 없애고 찌개의 맛을 깔끔하게 주로 추어탕에 넣는다. 다자란 산초잎을 짙게 끓여서 욕탕 물에 부어 목욕하면 그윽한 향취가 기분을 상쾌하게 하며 피로회복에 효능이 있다.

열매나 잎을 소주에 담가 3개월 이상 숙성시킨 산초주를 매일 반 컵 정도 마시면 오장이 편안해내지고 소화력이 증진된다. 소주량의 5분의 1정도의 소량의 재료를 넣어야한다. 하루의 약용량은 2~5g 으로 다량 섭취하면 실명, 건망증, 혈맥손상이 생긴다.

중국요리 가운데 오향장육이란 음식이 있는데 여기 들어가는 오향이란 산초, 회향, 계피, 진피를 말한다. 일본에서는 향신료로 쓰는 것 말고도 어류의 생식(生食)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생선회를 잎에 싸서 먹기도 하고 생선전 위에 덮어 내오기도 한다. 이 나무의 꽃봉오리는 화산초 (花山椒)라 하여 고급요리에 이용되니 산초 나무의 모든 부분이 음식에 다양하게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운 맛을 내는 성분 산시올 (Sanshol)에는 국부마취 작용과 살충효과가 있다. 생선 독에 중독되었을 때 해독제로 이용되며, 옻이 올랐을 때 잎이나 나무껍질을 삶은 물에 목욕을 하면 금방 효과를 본다.

산초나무는 가시가 많고 냄새까지 있어 귀신을 쫓는 나무로 전해져온다. 집에 울타리 대신 심으면 병마가 오지 못한다거나 노인들이 산초나무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것도 같은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산초나무는 작지만 많은 열매를 달고 있으니 다산(多産)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그 예로 중국 한나라에서는 황후의 방을 산초나무의 이름을 따서 초방(椒房)이라 불렀고 벽에 산초나무를 발랐는데 이는 사악한 기운을 제거하고 임신이 가능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귀신을 쫓는 민속으로 섣달 그믐날 밤에 산초나무 열매 일곱알과 측백나무잎을 일곱장 넣어 초백주( 椒柏酒 )라는 술을 빚어 정월 초하루에 마셨다. 한 해의 사악한 기운이나 질병, 액운을 모두 물리친다는 믿음에서였다.

산초에는 매운 성분뿐만 아니라 소화기 계통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위하수나 위확장, 거담, 소염, 이뇨작용에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 따라서 여름철 음식에 산초가루를 넣어서 먹는 것도 더위를 이기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김정숙 교수 <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 김치발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