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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고구마는 예로부터 가난한 사람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고마운 먹거리였다. 고구마의 원산지는 멕시코, 콜럼비아 등 중 남미지역이다. 고구마가 아시아에 전해진 것은 1521년 세계일주에 나선 스페인 탐험가 마젤란에의해서 였다. 중국에는 16세기에, 일본에는 1605년 유구(지금의 오끼나와)에 전해졌다.

명나라 때 진진룡이란 사람은 필리핀에 장사하러 갔다가 그곳 사람들이 주먹만한 뿌리를 날것으로 , 혹은 익혀 먹는 것을 보고 흉년 때마다 굶주리는 고향사람들을 생각하였다. 하지만 반출이 엄격히 금지하였다. 위험을 무릅쓰고 몇 자나 되는 기다란 고구마 넝쿨모종을 밧줄에 매어 바닷물에 잠기게 한 뒤 7일 동안의 항해 끝에 겨우 중국 복건성에 들여올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조선 영조 때 (1763년 ) 일본 통신사로 갔던 조엄이 일본 대마도에서 종자를 들여왔다고 한다.

남도 지역을 가다보면 붉은 황토속에 자라는 고구마가 집집마다 방안 웃목에 수북히 싸여있어 겨울의 부족한 식량 대용이거나 간식거리로 즐겨 먹는 것을 볼 수 있다. 고구마의 주산지로 이름이 난 무안지방은 토질이 고구마 재배에 적당한 해안 지역의 모래흙에다가 땅이 황토색이라 고구마 색깔이 붉고 밤맛이 난다.

알칼리성 식품인 고구마의 주성분은 당질이지만 각종 비타민이 풍부한 미용식이다. 암발생의 원인이 되는 과산화지질의 발생을 억제하는 비타민E ,멜라민 색소를 억제해주는 주근깨와 기미예방에 좋은 비타민 C가 200g 짜리 고구마 한 개에 하루에 충분한 양이 들어있다.

날고구마를 자르면 나오는 하얀 진은 야라핀이라는 성분으로 배설을 촉진한다. 그러나 고구마의 주성분은 당질이기 때문에 당뇨병이나 비만증이 있는 사람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농촌에서는 범벅을 할 때 넣거나 죽을 쑤거나 썰어서 곡물에 섞어 밥을 짓기도 한다. 굽거나 쪄서 간식으로 많이 먹지만 단맛이 강하여 찬의 재료로는 별로 쓰지 않는다. 찐 고구마를 얇게 잘라 채반에 삐득삐득하게 말려두었다가 간식으로 먹기도 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고구마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고구마가 폐암에 걸릴 확률을 절반수준으로 약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항암 ?항산화물질인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C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고구마 100g당 비타민 C가 25 ㎎이나 들어 있는데 담배 한 개비를 피우면 비타민 C가 25 ㎎씩 소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구마 100g당 베타-카로틴 함량은 113㎍이다. 둥간 크기 한 개를 먹으면 베타-카로틴의 하후 필요량을 채우고도 남는다. 몸안에 들어가면 비타민 A로 바뀌는 베타-카로틴은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구마 속이 진한 황색일수록 베타-카로틴이 더 많이 들어있다.

고구마의 비타민 C는 가열해도 잘 파괴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찌거나 구운 고구마, 튀김, 맛탕 등의 비타민 C의 함량은 생것의 60% 이상이다.

고구마를 자른 부분에서 나오는 하얀 유액은 수지배당체인 얄라핀이라는 성분으로 변통을 좋게 한다. 고구마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에 좋다. 발암물질과 장관벽과의 접촉시간을 단축시켜 주기 때문에 대장암 예방에도 좋다. 껍질째 먹으면 한개당 ( 중간크기)2g이나 얻을 수 있는데 펙틴도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데도 효과적이어서 당뇨병환자나 다이어트중인 사람에게 추천된다. 당지수( GI)가 감자보다 낮으며 , 열량도 생감자(100㎎당 66㎉, 고구마 128㎉) 보다는 높지만 튀긴감자칩(532㎉),프렌치프라이 ( 324㎉ ) 보다는 낮다.

고구마는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껍질에는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고, 암과 노화를 예방해주는 보라색의 프라보노이드 성분이 들어 있다. 껍질에는 전분을 분해하는 효소가 들어 있어 함께 먹으면 소화도 잘되고 속쓰림과 가스( 방귀)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

고구마의 성분에 암 발생을 일으키는 활성산소를 무력화 시키는 항산화작용이 입증되고 있다.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 가운데 가장 콜레스테롤를 낮추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자색 고구마인 ‘자미’는 색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천연염료나 식용색소로 활용되고 있다. 일본에서 수입해 종자를 개량한 보라색 과 주황색 고구마가 판매되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고구마를 빨리 찌려면 다시마 조각을 넣으면 되고, 단맛을 충분히 살리려면 충분히 가열해야 한다. 아릴라아제라는 전분은 60℃부터 단맛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통째로 천천히 익히면 단맛이 더 나지만 오랜 시간 가열하면 비타민 C가 손실된다

김정숙 교수 <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 김치발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