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뉴스

광주시 모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막 발인이 끝나자 인부 3명이 영안실 안팎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던 '근조(謹弔)' 화환 10여 개를 하나씩 장례식장 밖으로 끌어내더니 짐칸을 천으로 둘러싼 1t 트럭에 실어서 어디론가 가는 것이다.

이차는 약 2m 높이 3단 짜리 화환을 실어 나르기에 맞는 천장과 높이로 천막을 친 화환 전용 배달차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이 화환을 실은 차는 다시 꽃 배달 유통업자 작업장으로 가서 '근조' 리본을 떼어낸 뒤 시들거나 꽃잎이 많이 빠진 꽃을 화환에서 뽑아내서 싱싱한 국화 몇 송이를 빼낸 꽃 자리에 꼽았다.

이런 식으로 해서 새 화환이 하나 탄생한다. 그리고 이 3단 화환은 다시 결혼식장으로 배달된다.

더욱 이들은 노골적으로 발인 전날 꽃집 직원이 찾아와 "어차피 치우기 번거로울 텐데 화환 하나 당 1만원씩 쳐드릴 테니 넘겨 달라"고 해 그렇게 들 많이 하고 있다는 것.

이유는 간단하다. 병원 장례식장들은 이 화환을 파쇄 해야 하지만 비용이 들기 때문에 그러지 않고, 화환 유통업자들에게 전체를 넘겨 버리기 때문이다.

예식장도 마찬가지다. 꽃 배달 전문 유통업자들은 자신들이 배달한 3단 화환을 예식이 끝나면 예식장측과 의논해서 바로 싣고 가 버린다.

꽃 생산 농장 측은 3단 화환 1개를 유통업자들에게 보통 8만~9만원 선에 판매 한다는 것.

결국 이렇게 매입한 3단 화환을 유통 꽃 배달업체들은 보통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에 조문객에게 판다는 것.

결국 꽃 배달전문 유통업자들이 중소 장례식장에서 화환을 넘겨받는 가격은 1만~2만원선. 이것을 재활용해 다시 조문객에게 10만~15만원에 파는 수법이다.

그래서 유통업자들이 재활용 과정에서 꽃을 몇 송이 더 새로 꽂아서 최소 7만∼8만원의 이익을 남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장례식장 화환 처리 업자는 큰 이권 사업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관계당국은 이런 문제 때문에 몇 년 전부터 분리형 화환을 보급하거나, 꽃 대신 경조 쌀을 주고받기 등 묘안을 짜내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는 꽃 농가 생계를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꽃 사용 문화를 적절하게 정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아직은 시골에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대도시로 갈수록 이런 현상이 심하기 때문에 관계당국은 꽃배달 유통업자들의 무분별한 불법행위를 근절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